이를 안 뽑기 위한 악궁 확장 치료? 악궁 확장의 허와 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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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바른내일교정치과 댓글 0건 조회 23,930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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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정치료가 됐든, 다른 이유에서든 이를 뽑는다는 것은 망설여지는 일이고, 가능하면 피해야 하는 일입니다. 신체의 일부인 치아 하나하나가 소중한 것은 물론이고 잘못 뽑았다가 혹시라도 나중에 고생하지는 않을까 걱정도 되고요. 그래서 교정치료에서도 가능하면 비발치, 즉 이를 뽑지 않고 치료하는 것을 선호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러한 비발치 교정치료하면 빠짐없이 들어가는 단어가 바로 악궁 확장입니다.



'악궁 (Dental arch, 顎弓)"




악궁, 영어로 dental arch는 우리의 치아 배열이 교합면 방향에서 봤을 때 말발굽 형태의 아치를 형성하기에 턱에 있는 아치형태라는 뜻으로 '악궁 (顎弓)'이라는 표현을 씁니다. 악궁 확장이 왜 비발치 치료의 방법이 될 수 있는지, 그리고 어떤 경우에 확장이 필요한지에 대해 정리해보려고 합니다. 

일단 악궁의 확장은 대상 연령과 목표 부위에 따라 다음과 같이 구분할 수 있습니다. 

1) 성장기 아동의 악궁 확장
2) 성인의 치아를 넓히는 악궁 확장
3) 성인의 골격을 넓히는 악궁 확장

악궁을 확장한다는 것은 두 가지 의미로 나눌 수 있습니다. 치아의 각도 조절(치성 확장)을 통해 악궁을 확장할 수도 있고, 기저골의 뼈를 좌우로 확장(골격성 확장) 할 수도 있습니다. 치아의 각도 조절을 통해 확장한다는 의미는 아래의 사진과 같습니다. 안쪽으로 쓰러져있는 치아를 바깥쪽으로 뻐드러트려서 전체 아치의 둘레를 증가시키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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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치부는 상악이 하악보다 바깥쪽으로 위치해야 합니다. 좌측은 그렇지 못하고 구치부가 안쪽으로 쓰러져서 교차교합이 발생한 경우입니다. 구치부 치아 각도가 안쪽으로 쓰러져서 악궁이 좁은 경우라면 치아를 넓히는 악궁확장을 통해 구치부의 각도를 오른쪽과 같이 변화시켜 치아의 맞물림을 정상적으로 만들어줄 수 있습니다.



이에 반해 기저골(상악골)의 악궁 확장은 뼈의 확장을 의미합니다. 이것이 수술을 하지 않고도 가능한 이유는 상악골은 한 개의 뼈가 아닌 좌우 각각의 뼈가 만나서 형성되기 때문입니다. 다만 이 뼈는 성장하면서 점점 더 긴밀하게 결합하고 성인이 되어서는 완전히 꽉 맞물려 한 개의 뼈처럼 붙게 됩니다. 그래서 이러한 결합이 느슨한 성장기에는 비교적 간단하게 기저골을 확장할 수 있지만, 성인이 되어서 기저골을 확장하기 위해서는 좀 더 특수한 방법이 필요합니다. 위에서 말씀드린 세 가지의 확장 중에서 1) 번은 절반 정도 3) 번은 주로 기저골의 확장을 목표로 합니다. 2) 번은 이러한 기저골의 확장이 없이 치아의 각도 조절이 주로 일어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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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악골은 좌우의 뼈가 각각 성장하여 가운데에서 결합하게 됩니다. 성인의 뼈에서도 이러한 결합의 흔적을 찾을 수 있습니다. 이미치 출처: https://www.drjoewang.com


여기서 한 가지 집고 넘어가야 할 것은 악궁 확장이 기저골을 목표로 하는 것은 상악골뿐이라는 점입니다. 하악골도 확장이 가능한 것 아닌가 하고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 하악골도 실제로 좌우 두 개의 뼈가 만나서 결합하게 되지만 그 결합이 매우 빠르고 강하게 이루어지기 때문에 이를 확장하기 위해서는 수술적인 방법이 필요합니다.

이렇게 악궁을 확장하면 치아가 배열될 수 있는 공간이 증가하게 됩니다. 간단하게 생각해보면 지름이 작은 원보다 더 큰 원이 원의 둘레가 증가하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결국 치아의 크기는 정해져있으니, 치아가 배열될 수 있는 공간이 증가하면 틀어진 치아가 가지런히 펴질 수 있습니다. 악궁이 좌우로 확장되면 앞으로 뻐드러져있는 치아도 다소 뒤로 들어올 수 있게 됩니다. 이것이 비발치로도 치아를 가지런히 펴고, 또 치아의 각도를 세워서 입술의 위치를 다소 후방으로 가져올 수 있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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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장을 하기전(좌측)에 비해 확장을 한 후(우측) 치아가 배열될 수 있는 공간이 증가합니다. 악궁의 형태가 V자 형태에서 U자 형태로 개선되었습니다.

 

하지만 여기까지 들으시면 의문이 생기실 겁니다. 그러면 얼마든지 넓힐 수 있는 것인가? 환자의 치아가 많이 틀어지고 입을 많이 넣고 싶은 만큼 악궁 확장을 계속하면 되는 것인가? 당연히 그렇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 답은 상악골이 아닌 하악골에 있습니다. 하악골은 상악골처럼 확장할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막연하지만 교합이라는 것은 윗니와 아랫니의 맞물림이고, 이러한 맞물림이 좋기 위해서 윗니, 아랫니가 서로 조화로운 위치에 있어야, 이가 뿌리를 내리고 있는 치조골도 상악골과 하악골에서 적절한 위치에 있어야 할 것입니다. 따라서 상악골의 기저골을 무작정 늘릴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상악골의 기저골을 넓히는 치료는 기저골이 하악골보다 좁을 때에 주로 고려하게 됩니다. 그래서 3) 성인의 골격을 넓히는 악궁 확장은 이러한 경우에 주로 시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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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악골과 하악골의 폭이 정상적인 성인의 구치부 단면영상입니다. 
콘빔CT를 사용하여 관찰하면 상악골과 하악골의 폭이 조화로운지 여부를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하악골은 기저골을 넓힐 수는 없지만 상악과 마찬가지로 치아의 각도를 바깥쪽으로 세우면서 확장하는 것은 가능합니다.  따라서 구치부 기저골의 크기 차이가 나타나지 않는다면 비발치를 목적으로 하는 악궁 확장은 주로 1) 성장기의 악궁 확장과 2) 성인의 치아를 넓히는 악궁 확장을 하게 됩니다. 

1) 성장기의 악궁 확장은 악궁 확장장치를 주로 사용합니다. 입안에 고정시키는 고정식과 아이가 끼고 뺄 수 있는 가철식으로 나눠지지만 효과는 동일합니다. 가운데 있는 작은 스크류를 돌리면 좌우로 장치가 조금씩 벌어지면서 치아와 골격이 함께 확장하는 치료방법입니다. 보통 3개월가량 확장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후 2~3개월은 확장된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장치를 계속 착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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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철성 악궁 확장장치 입니다. 가운데의 나사를 돌리면 장치가 좌우로 벌어지면서 윗니와 기저골을 벌리는 효과가 있습니다.


악궁 확장은 재발이, 확장한 후에 다시 줄어드는 현상이 나타나기 굉장히 쉽습니다. 그래서 아동에서는 필요한 확장 양보다 더 확장을 진행하는 것이 일반적이며, 유지기간까지도 장치를 잘 착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가철성의 경우 착용하지 않는 시간만큼 다시 줄어드는 현상이 나타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장치를 잘 못 낄 것 같은 아이는 처음부터 고정식으로 장치를 만들어주는 것이 좋지만 이 경우 평소보다 더 부모님이 양치질에 신경을 써주셔야 합니다. 장치가 치아를 잡고 확장하기 때문에 확장은 골격뿐만 아니라 치아에서도 나타납니다. 

이렇게 확장을 하면 전체 악궁의 둘레가 증가하면서 부족한 맹출 공간의 확보될 수 있지만, 영구치가 모두 맹출한 후에는 브라켓을 붙이는 포괄적인 교정치료를 통해 치아를 가지런히 배열하는 과정이 통상적으로 필요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확장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공간이 부족하거나 입이 나와서 추후에 발치를 해야 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다만 발치의 가능성을 줄여줄 수 있다는 정도로 생각하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그래도 비교적 간단하게 좌우의 뼈가 하나로 결합하기 전에 기저골을 확장할 수 있다는 점에서 성장기에서 고려할 수 있는 치료방법입니다. 

다만... 교과서에는 발치를 피하기 위한 목적으로 악궁을 지나치게 확장하는 것을 바람직하지 않다고 기술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임상적으로는 이러한 치료방법이 종종 사용됩니다. 이러한 치료를 시행한 후 장기적인 결과 관찰 연구에서는 확장을 시행한 환자에서 어금니의 잇몸이 퇴축되거나 뿌리가 짧아질 수 있다는 연구도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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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 기준) 좌측 구치부에서 윗니가 아랫니를 덮지못하고 반대로 물리는 교차교합이 관찰됩니다. 교합면 사진(우측)에서도 악궁의 형태가 V자 형태로 좁아져 있는 것을 관찰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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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측과 같이 치아 각도가 안쪽으로 쓰러져서 교차교합이 있다면 치아의 각도를 벌리는 2)번의 확장이 필요하고, 우측과 같이 입천장을 이루는 상악골의 폭이 좁은 경우에는 3번)과 같은 골격성의 악궁확장이 필요합니다. (사진출처: 최신치과교정학 4판)


3) 성인의 골격을 넓히는 악궁 확장은  미니스크류를 사용하는 방법입니다. 치아에 힘을 가하는 정도로는 이미 결합한 성인의 상악골을 확장할 수 없기에 상악골의 입천장에 직접 미니크스류를 심고 강한 힘을 가하여 이미 결합한 부위가 다시 분리될 수 있도록 하여 악골을 확장하는 방법입니다. 골걱적으로 상악골이 하악골에 비해 좁은 경우 사용하는 방법이며 과거에 수술을 통한 방법보다는 덜하지만 그래도 환자의 불편감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 방법은 상악골이 좁을 때 사용하는 방법이며 발치로 치료해야 하는 환자를 비발치로 치료하기 위해서 사용한다기보다는 악골이 좁아서 악궁 확장이 필요한 환자에서 확장을 통한 치아의 배열 공간 확보가 부가적으로 얻어진다는 정도로 생각하는 게 맞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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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 A smiling group of children (Flickr)


악궁 확장은 비발치 치료에서 공간을 확보할 수 있는 방법이며, 악궁이 좁거나, 구치부 교차교합이 있는 경우 적극적으로 시도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치아 배열과 후방이동을 위한 공간을 얻을 수는 있지만, 그 양이 발치치료에 비해 적고, 확장량이 지나칠 경우 치은 퇴축을 유발할 수 있기에 발치만큼이나 신중하게 선택할 필요가 있습니다. 다만 성장기에서 악궁이 좁고, 치아의 배열 공간이 부족하다면 큰 부담 없이 시행해볼 수 있는 방법입니다. 아이가 장치를 스스로 잘 착용할 수 있는지에 따라서 장치는 끼고 뺄수 있는 가철성과 입안에 붙여놓는 고정성 장치 중에서 선택을 하게 됩니다. 

발치를 포함하는 교정치료에서 발치를 통해 악궁에서 얻을 수 있는 공간은 소구치 두 개의 폭, 즉 14~15 mm 정도입니다. 그리고 악궁 확장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공간은 개인마다 차이가 있지만 절반, 또는 절반의 절반도 안되는 수준입니다. 따라서 악궁 확장 만으로 발치한 상태와 동일한 효과를 내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그래도 어느 정도 공간을 얻을 수 있으니 공간이 약간 부족하고 입술의 돌출된 정도가 적거나, 치아 배열 과정에서 입술이 돌출되는 것을 막는 정도라면 효과적으로 사용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악궁 확장이 발치를 대신할 수 있는 치료방법처럼 여겨지고 소개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그리고 지나치게 악궁 확장을 권유하는 것은 지나치게 발치를 권유하는 것만큼이나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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